아이의 스케줄에 맞춰 분절된 시간을 쪼개 어디서든 노트북을 펼치는 것에 익숙해졌습니다. 준비 체조 없이 바로 일 더미에 풍덩 입수해 빠져나오기를 반복하지만, 호흡을 다잡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석양이 빛의 파편을 뿌려 대면 그제야 모니터에서 눈을 뗍니다. 아이 하원 시간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자각하면서 바닥을 보이는 집중력의 페달에 박차를 가합니다.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의 손을 잡고 동네 한 바퀴를 걷는 시간을 기다리면서요.
내 삶에 균형점은 존재하는가.
소리없는 균열이 실금처럼 번질 때면 마음을 다잡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몰입한다. 책임을 다한다.'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중심을 찾아갑니다. 그 균열의 역동을 마음껏 누리길 바라며 8호를 전합니다.